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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호소해 본 적이 없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연비가 막무가내니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코웃음을 치며 언성이 날카로워졌다.”흐흥! 그대는 말이야‥‥‥ 남이 모처럼 존경

해서 따라 올리는 술잔을 물리쳐 버리고 벌주(罰酒)나 마시기 좋아하는 벽창호야! 이

천수관음 손추평이 얼마나 손이 모질고 맵고 잔인하고 악독한 여자라는 것쯤은 잘

?”연비는 거침없이 대답했다.”나도 잘 알고 있소! 핫! 핫! 핫!”쩌렁쩌렁 울리는 음성

으로 앙천 대소하고 나서 다음 말을 했다.”소생이 그런 것을 겁내고 무서워했다면,

벌써 당신이 하자는 대로 선선히 승낙했을 것이오!”손추평의 음성이 더한층 날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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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고 두 눈동자가 매섭게 반짝거렸다.”그렇다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말을 못 듣겠

다는 거야?”연비는 대장부답게 딱 잘라서 말했다.”인생이 한 번 죽는다는 게 뭣이 그

리 겁이 나겠소? 정정 당당하게 죽는다는 것은 굴욕을 참으며 시시하고 더럽게 사는

것보다는 훨씬 훌륭하다고 생각하오!”손추평은 돌연 눈매가 샐쭉해지고 얼굴빛이 서

릿발이 뻗치듯 차가워지면서 발칵 소리를 질렀다.”흥! 내가 그대를 그렇게 쉽사리, 그

리고 통쾌하게 죽도록 내버려 둘 줄 알고 있나?”연비도 벌컥 언성을 높이며 추호도

굴하기 싫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사람은 누구나 목숨을 하나밖에 더 가지고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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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오?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결국은 매일반이오. 그러나 이 연비도 그렇게

호락호락 아무에게나 개죽음을 당하지는 않을 것이오!”말소리가 끝나는 순간, 그는

쨍하는 무서운 쇳소리를 내면서 장검을 뽑아 손에 잡았다.천수관음 손추평은 연비가

칼을 뽑아 드는 것을 보자, 이미 무슨 소리를 해도 소용이 없고 자기의 뜻한 바가 절

망이라는 것을 재빨리 알아차렸다.얼굴의 표정이 돌변했다. 서릿발이 뻗쳐 나듯 매섭고

차갑고 앙칼진 음성이었다. 새까만 두 눈썹을 찡긋하고 치올리며 소리를 발칵 질렀다.

“후회하지는 말아!”연비는 호탕하게 웃어 젖히며 태연 자약하게 대답했다.”핫! 핫!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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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대장부가 한 번 죽으면 그뿐이지, 무슨 어리석은 후회가 있을 수 있겠소?”말소리가

그치는 순간, 연비는 불쑥 앞으로 나섰다. 억센 팔을 홱 휘둘렀다. 번쩍 흡사 용이 꿈틀

거리듯 한편 어깨가 치올라 가는 찰나, 서슬이 시퍼런 칼날은 비스듬히 손추평의 측면

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천수관음 손추평은 백설같이 하얀 이빨을 바드득바드득갈았다

. 서릿발같이 차가운 음성으로 발칵 소리를 질렀“이런, 천둥 벌거숭이 벽창호 같은

새끼야! 함부로 까불고 덤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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