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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음성도 못 알아듣는단 말인가? 이 두 젊은 남녀들은 누구지?”천수관음 손추평은 전신을 오

싹 떨면서 주춤하고 뒤로 물러섰다. 하마터면 놀라운 외마디 소리를 지를 뻔했다.시커먼 의복

을 입은 사람은 또다시 위엄이 넘치는 음성으로 점잖게 물었다.”이 두 젊은 남녀들이 누구냔 말

야? 그밖의 말은 더 할 필요가 없어!”하늘을 우러러봐도 땅을 내려다봐도 두려운 것을 모르는

천수관음 손추평도, 이때만은 얼굴 전체에 당황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말솜씨도 아주 공손해

졌다.”아가씨는 천산파 영도자 사마생의 따님‥‥‥ 그리고 이 청년은 조삼도(趙三盜)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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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그래?”시커먼 의복을 입은 사람은 입 속으로 가볍게 대답하고 나더니 연거푸 물었다.

“뭣 때문에 싸우고 있는 거지?”손추평의 분단장을 곱게 한 얼굴이 금시에 새빨개졌다. 당황

하고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대답을 얼버무렸다.”저어‥‥‥ 그건‥‥‥ 그건‥‥‥‥”시커먼 의

복을 입은 사람은 코웃음을 쳤다.”흐흥! 대단치도 않은 일이라면 이 이상 더 싸울 필요가 없

단 말야! 우리들의 눈앞에는 지금 죽음이 닥쳐들고 있는데‥‥‥ 그대는 밖으로 돌아다니며

이따위 시시한 싸움질이나 하고 있다는 건가?”‘죽음이 눈앞에 닥쳐들고 있다!’는 말 한 마디

에, 손추평은 질겁을 하고 놀라며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앗! 주‥‥‥ 주‥‥‥ 주인님‥‥‥‥””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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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는 할 필요가 없어!”시커먼 의복을 입은 사람은 손추평의 말을 가로채 버리며, 다시 나

지막한 음성으로 타이르듯 점잖게 말했다.”그대는 먼저 성안으로 들어가 있으란 말야! 나는

이번에 일어날 처참한 결투를 순조롭게 수습할 수 있기만 바라는 몸이니까‥‥‥‥”시커먼 의

복을 입은 사람은 말을 마치자, 연비에게서 빼앗은 장검을 불쑥 앞으로 내밀었다.그것은 아

주 정확하게 연비의 얼굴 앞으로 찌르고 들어왔으나 코밑까지 와서는 딱 멈춰졌다.연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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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손을 뻗쳐 칼을 덥석 움켜잡았다. 장검을 임자에게 돌려 준 것이다.시커먼 의복을

입은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무한한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손추평은 그 앞에서는 감히

쓰다 달다 대꾸를 하지 못하고 그저 간단히,”네! 잘 알았어요!”하고 고개를 푹 수그린 채

숲속을 떠나, 저편으로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천수관음 손추평이 사라지고 난 뒤에, 사마림

아가씨는 여전히 마음속에 서리어 있는 분노를 참기 어려웠으나, 방금 시커먼 의복을

입은 사람의 말을 듣고 보니 자기의 추측이 대강 들어맞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입가에 가

벼운 미소를 띠면서 손추평이 자리를 뜨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이때 홀연, 시커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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