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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떡펄떡 몸부림을 치는 싱싱한 물고기 두 마리를 힘껏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얼마 전까지도
물속을 제멋대로 돌아다니며 놀고 있던 두 마리 물고기는, 순식간에 꼬리를 몇 번인지 펄쩍펄
쩍 엎치락뒤치락 하더니 그대로 빳빳하게 땅바닥에 죽어 자빠져 버렸다.아가씨는 또다시 바보
같은 표정을 하고 생명을 빼앗긴 두 마리의 금붕어를 물끄러미 한참 동안이나 내려다보고 있
었다. 별안간 꼬챙이 같은 목소리로 호들갑스럽게 깔깔대고 웃었다.”헤헤헤! 헤헤헤!”그 웃음
소리는 산곡간의 적막을 깨뜨리고 멀리멀리 메아리쳐 나갔다.금방 자지러지게 웃던 아가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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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들먹거리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자기 자신의 어
떤 과오를 뉘우치는 회오의 흐느낌일까? 그렇지 않으면 방금 아무런 까닭도 없이 생명을 빼
앗긴 두 마리 금붕어를 가련하게 생각하고 흐느껴 우는 것일까?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바로
이때, 암자 문 앞에 눈매가 곱고 얼굴이 자상하게 생긴 늙은 여승이 한 사람 나타났다.여승의
신변에는 소복을 입고, 얼굴에 병색이 완연히 드러나 보이는 젊은 아가씨가 하나 따르고 있
었다.두 여자들은 한참 동안이나 흐느껴 울고 있는 보랏빛 옷차림의 아가씨를 주시하고 있었
다. 딱하고 불쌍해서 볼 수 없다는 두 여자의 표정에는, 어찌할 수 없다는 체념의 빛도 감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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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늙은 여승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불호(佛號)를 조용히 외었다.”나무 아미타불!”여승
의 옆에 서 있는 아가씨는 긴 한숨을 가볍게 내뿜으며 나지막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말했다.
“신니(神尼)님! 노인께서 정씨댁 언니를 위해서 무슨 방법을 생각해 주세요! 이대로 내버려두
면 뭐가 되겠어요? 아이참! 하느님도 정씨댁 언니에겐 너무나 불공평하셔‥‥‥‥”얼굴이 바싹
마른 늙은 여승은 바로 세심신니었다.한 번 더 나지막한 음성으로 불호를 외고 나서 말했다.
“억울하고 어처구니없는 인과 관계다! 나도 꿈엔들 생각했으랴. 자운이 제정신을 잃고 실성
해 버릴 줄이야? 저 아이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 컸고, 너무나 무서운 것이어서‥‥‥‥”흰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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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입은 아가씨가 또 장탄식을 금치 못했다.”소세옥이란 청년을 찾아오면 정씨댁 아가씨의
정신 상태가 제대로 회복될까요?”세심신니가 담담한 표정으로 혼자 말처럼 중얼댔다.”저 아
이는 자신의 애정 문제와 제 부친이 저지른 죄악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쩔 줄 모르고 정신까
지 이상해진 것이다. 부처님이시여! 나무 아미타불!”제정신을 잃어버린 보랏빛 옷차림의 아
가씨는 누구냐?두말할 것도 없이 세상 사람들이 자운봉(紫雲鳳)이라 일컫는 정기봉의 외딸
자운 아가씨였다.그러면 세심신니 신변의 소복의 아가씨는?천산파의 영도자 사마 선생의
무남독녀 예봉 사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