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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신니도 두 번 다시 자운 아가씨를 부르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묵묵히 뒤를 따라

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걸어갔다.이 상상 외의 돌변적인 자운 아가씨의 행동에 사마

림 아가씨는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언덕길을 내려가고 있는 자운 아가씨의 뒷모습을 멍청

히 바라다보며 세심신니에게 물었다.”신니 할머님! 언니가 왜 저런다죠?”세심신니는 또 얌

전하게 불호를 외웠다.”나무 아미타불!”그리고 차분히 가라앉은 음성으로 천천히 말했다.

“얘! 우리도 내려가자! 저 계집 아이가 나의 말을 이것저것 듣더니 뭔가 터득한 모양이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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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아무리 우리가 부처님과 인연이 있다 해도, 인생이란 애정에 대한 욕심(情心)이 뿌리

뽑아지지 않는 한 올바른 생각이 들기는 어려운 것이니까, 일체를 저 계집애의 운명에 맡

겨 두는 수밖에‥‥‥‥”‘애정에 대한 욕심을 뿌리 뽑아?’사마림 아가씨의 머리 속을 이상한 생

각이 퍼뜩 스쳐 지나갔다. 입을 쫑긋쫑긋하고 뭔가 말해 보려다가 억지로 참고 그대로 삼

켜버렸다. 그리고 여전히 넋을 잃은 사람같이 자운 아가씨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다보

고만 있었다.세심신니가 가벼운 미소를 입가에 띠고 또 말했다.”얘, 우리도 어서 내려가자!

저 계집애 모친이 정말 찾아올지도 모르니까‥‥‥”세심신니와 사마림 아가씨는 그제서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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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아가씨의 뒤를 따라서 천천히 암자를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했다.두 여자들이 세심지(洗

心池) 못 가에 이르렀을 때, 난데없이 몇 필의 말이 급히 달려오는 소란스런 말굽소리가

먼 곳에서 들려 왔다.사마림 아가씨는 깜짝 놀랐다.세심신니가 엄숙한 표정을 하고 대뜸

말했다.”얘! 너는 있다가 어떠한 사태가 발생하든지, 통 모른 체하고 손을 대지 마라!”

사마림 아가씨는 더욱 놀랐다.”신니 할머님! 누가 여기 와서 시끄럽게 굴 작정인가요?”

세심신니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조용조용히 말했다.”나는 요즘 웬일인지 심신이 불안하

고 초조하다. 며칠 안으로 무슨 뜻하지 않은 큰 사고가 발생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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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에 무슨 사고가 발생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사마림, 너는 일체 아는 체를 하지 말아

라. 잘못하다가는 너까지 남의 일에 공연히 휘말려 들어가기 쉬우니까‥‥‥‥”사마림 아가씨

는 도무지 무슨 까닭인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세심신니로 말하면, 속세를 초월하

여 혼자의 세계만 지키고 사는 노파이며, 남과게 굴자는 것일까?아가씨가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