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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묘(關帝廟).선방(禪房) 안.콩알만한 등잔불이 깜박깜박 졸고 있는 듯한 가운데 화산파의

영도자 매소천과 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이 마주 대하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관제

묘를 지키는 늙은 스님도 잠든 지 오랬고, 관제(關帝)의 신상(神象)을 모신 제단 앞에는 어슴

푸레한 등잔 불빛만이 가볍게 흔들리며 어른거리고 있었다.밤.죽음 같은 정밀(精謐)이 삼라

만상을 지배하고 있었다.매소천은 묘문 밖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 위에

서 간신히 깜박깜박 졸고 있는 별들을 무심코 바라다보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제 형(齊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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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거진 다 된 것 같은데!”제일명은 고개를 끄덕였다.”매 형(梅兄)! 세상 만사, 알기도

전에 결정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소. 내 생각 같아서는 우리가 상대방의 정체도 똑똑히

파악하지 못하고, 남의 속임수에 말려든 것 같아서 다소 불쾌하오!”매소천이 여유 작작하게

웃으며 대꾸했다.”제 형! 무예계란 데는 역대(歷代)를 통해서 마성(魔星) 같은 존재가 반드시

나타나는 법이니, 그게 뭐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오! 단지 우리들의 대(代)에 와서 유감스

럽게도 특출한 인재가 배출되지 못했고, 천기부록이라는 한 권의 책자 때문에, 소위 육대 문

파가 저마다 욕심을 품고 서로 시기 질투하고 다투게 되었다는 사실이 어떻게 생각하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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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소! 우리들은 이제 와서 명백히 알게 되었소! 저 주육화상의

말이 틀림없을 것 같소. 사실 천기부록이 다시 세상에 굴러다니게 됐다는 소식은 정말 터무

니없이 어디서 언제 터져 나온 소문인지도 알 수 없는 음모를 폭로해야할 것이오! 핫! 핫!

핫! 그렇지 않소?”매소천의 입에서 옷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바로 그 찰나에, 홀연 밤하늘

높은 허공 속에서 괴상한 음향이 들려 왔다.두 사람은 즉각에 표정이 심각하고 엄숙해졌다

제일명은 선뜻 손을 들어 등에 메고 있던 도목검(桃木劒)을 뽑아들었다. 매소천도 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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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옥통소(玉簫)를 바로잡았다.두 사람은 동시에 바람처럼 가볍게 몸을 날려 밖으로 뛰쳐

나왔다.그들이 선방 밖으로 뛰쳐 나와 땅을 밟고 우뚝 서는 순간에, 한줄기 뿌연 연기가

묘 밖으로부터 뻗쳐 들어왔다.그 연기가 슬그머니 땅바닥을 감돌며 빙글빙글 저편으로 사

라지는가 하는 찰나에, 시커먼 옷차림에 복면을 한 사나이가, 그야말로 어둔 밤중의 홍두

깨같이 불쑥 나타났다.매소천이 통쾌하게 웃으며 물어 봤다.”핫! 핫! 핫! 선생께서 바로

천하제일방의 방주 되시는 무영객이시오?”복면을 한 사나이는 징글맞고도 싸늘한 음

성으로 냉소를 터뜨렸다.”으흐흐흥! 매소천 ! 그대는 청성파의 사걸을 알고 있다는 건가?”

https://www.youtube.com/watch?v=5sUQORyi98U